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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사회학으로 본 도시 회복과 공동체 생태 전환

📑 목차

    도시는 늘 재생을 꿈꾼다. 그러나 진정한 도시의 회복이란 단순히 낡은 건물을 새로 짓는 일이 아니다. 회복이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시 관계를 맺고, 시간을 공유하며, 삶의 의미를 재조직하는 과정이다.

    정원 사회학은 도시의 회복을 인간과 공간, 그리고 생태적 관계망의 재조합으로 본다. 도시 한가운데 피어나는 정원은 미적 장식이 아니라, 상처 난 사회를 치유하는 살아 있는 구조다.

     

    정원 사회학으로 본 도시 회복과 공동체 생태 전환
    정원 사회학으로 본 도시 회복과 공동체 생태 전환

     

    정원 사회학이 말하는 도시의 회복 생태학

    정원 사회학은 도시를 사회적 생태계로 바라본다. 그 속에서 정원은 생태적 균형을 복원하는 매개체이자, 공동체적 관계를 되살리는 촉매이다.

    도시는 늘 속도와 효율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과의 관계는 물론 서로의 관계도 잃어왔다. 정원 사회학은 이 단절이야말로 도시의 가장 깊은 병이라고 지적한다.

     

    뉴욕의 하이 라인(High Line)’은 그 회복의 전형적인 사례다. 폐철도를 개조한 이 도시 정원은 단지 녹지의 확장이 아니었다. 수많은 시민 자원봉사자와 건축가, 예술가들이 참여해 만들어낸 협력의 결과였다. 사람들은 그곳을 단순한 산책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적 생명체로 인식했다.

    정원 사회학적으로 보면, 이는 도시 시스템이 사회적 돌봄의 감각을 다시 습득한 사건이었다.

     

    정원 사회학으로 본 도시의 상처와 치유의 실천

    도시는 경제와 속도의 언어로 작동하지만, 그 이면에는 늘 상처가 존재한다. 재개발로 밀려난 기억, 단절된 마을의 관계, 경쟁이 남긴 정서적 피로. 정원은 이런 도시의 상처가 전환되는 실험실이다.

     

    부산 감천동의 기억의 정원은 오래된 마을 재생 과정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낡은 담벼락 사이의 자투리땅에 주민들이 직접 꽃과 채소를 심었다. 작은 공유정원이 생기자, 주민 간의 왕래가 늘었고, 외부인에게는 그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생생한 해설자가 생겼다.

    정원 사회학의 언어로 해석하면, 이 정원은 도시의 상처를 공동의 기억으로 전환한 공간이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식물의 생장이 그 위에 다른 의미를 덧입힌다.

     

    유럽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그린 터닝 프로젝트(Green Turning Project)’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산업 폐지대나 주차장 부지를 정원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시민들은 폐허를 공동체의 리듬으로 되살리는 경험을 한다. 정원이 도시의 치유 장치가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정원 사회학이 보여주는 공동체 생태 전환의 가능성

    공동체 생태 전환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 관계의 조직 원리를 바꾸는 일이다. 정원 사회학은 이 전환을 생활의 생태학이라 부른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도시락정원이 좋은 예다. 버려진 옥상 공간을 주민들이 함께 가꾸며 텃밭과 쉼터로 만든 프로젝트다. 처음에는 몇몇 참여자만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세대 간 협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아이와 노인이 같은 공간에서 식물을 키우며 서로의 지식을 나누는 장면에서, 공동체의 새로운 감각이 자라기 시작했다.

    정원 사회학은 이런 과정을 공유된 돌봄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돌봄은 여성이나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나누어야 할 사회적 감정이다. 정원은 그 돌봄을 일상에서 훈련하게 만드는 사회의 교육장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동체 정원은 단지 꽃이 자라는 곳이 아니라, 공생의 윤리와 참여의 감각이 자라는 토양이다.

     

    정원 사회학이 말하는 도시와 기후의 연결

    정원 사회학은 정원을 사회적 공간으로만 보지 않는다. 정원은 도시의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소규모 기후 회복 인프라이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의 수유마을정원에서는 빗물을 저장해 식물에 공급하는 도시형 물순환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정원은 작은 규모지만, 강우량이 불규칙해진 기후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 적응 모델을 제시한다.

    런던의 루프탑 이코가든(Rooftop Eco Garden)’도 마찬가지다. 옥상 녹화 정원이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빗물 재활용, 습도 개선 효과를 거두었다. 정원 사회학은 이런 사례를 통해 도시정원이 기후 위기 시대의 정치적 실천’ 임을’ 보여준다.

     

    환경정의론의 관점에서 보면, 정원은 소수가 향유하는 미적 사치가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 있는 도시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정원 사회학은 이 점에서 정원 민주주의의 개념을 제시한다. 누구나 돌보는 자가 되고, 누구나 치유를 누릴 수 있는 도시 구조 말이다.

     

    정원 사회학이 해석하는 참여와 느린 정치

    도시 속 정원은 규모가 작지만, ‘느린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 실험장이기도 하다. 주민이 제안하고, 스스로 관리하는 시민정원 또는 마을정원은 행정 중심의 도시정책보다 훨씬 더 지속 가능하게 작동한다.

     

    에든버러의 메도우 파크 커뮤니티 가든(Meadows Community Gardens)10년 넘게 시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행정은 최소한의 지원만 하고, 나머지는 시민 스스로 결정한다. 예산, 식물 선정, 행사 기획까지 모두 참여형으로 진행된다. 그 결과 이 정원은 단순한 녹지공간을 넘어 공유된 의사결정의 문화를 실현하는 공간이 되었다.

     

    정원 사회학은 이를 정원적 거버넌스(garden governance)라 부른다. 이 모델은 효율보다 공감을, 속도보다 지속성을 중시하는 도시 회복의 새로운 정치적 실천이다.

     

    정원 사회학이 보여주는 정원 도시의 미래

    정원 사회학이 그리는 궁극적 그림은 정원 도시의 회복이다.

    19세기 영국의 하워드(Ebenezer Howard)가 제시한 전원도시(Garden City)’ 개념은 산업문명의 과열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원 도시는 단순히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원적 사고방식, 다시 말해 돌봄·연결·순환의 가치를 삶의 중심으로 두는 도시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의 그린 인프라 실험도시(Green Infrastructure City)’는 대표적이다. 도로, 주택, 학교, 공원의 경계마다 작은 정원을 배치해 도시의 생태 흐름을 복원했다. 주민 참여형 정원 문화가 정착되자, 쓰레기 발생량이 줄고, 지역 상점 이용률이 오히려 늘었다. 사람과 공간의 균형이 도시 경제의 윤리로 이어진 것이다.

     

    정원 사회학은 이러한 움직임을 생태적 시민성의 확대라고 설명한다. 개인이 정원의 돌봄을 통해 배우는 책임감이, 도시 전체의 공공성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정원 사회학으로 본 도시의 미래,함께 돌보는 사회

    결국 도시가 회복한다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관계가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정원 사회학은 도시 회복의 핵심을 인프라나 정책이 아닌 사람의 마음에서 찾는다. 사람과 공간, 흙과 시간의 관계가 복원될 때, 도시는 비로소 살아 있는 존재가 된다.

     

    도시의 정원은 우리에게 묻는다.

    속도와 효율의 언어는 잠시 접어두고, 돌봄의 언어로 도시를 다시 써 내려가자고.

    공동체가 흙 위에서 다시 만나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고, 함께 자라는 방법을 배우는 곳 바로 그곳이 도시의 새로운 심장이다.

     

    정원 사회학은 말한다.

    정원이 바꾸는 건 단지 공간이 아니라 사회이며,

    정원이 가꾸는 건 단지 식물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라고.